조국소식
 
남조선당국 실적없는 몸값올리기
관계진전을 둘러싼 북남의 엇갈린 주장
 
  평화협정체결, 6자회담재개를 둘러싼 조선과 유관측의 외교행보가 계속되는 가운데 북남관계는 여전히 침체상태에 있다. 북측은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외면하는 남측을 비난하는데 남측은 《지금 남북관계가 진전하고있다.》(3일, 현인택 통일부장관)고 말한다. 현황에 대한 엇갈린 평가는 판단기준의 차이에서 오는것이다. 북측은 과거 북남수뇌회담을 통해 마련된 6.15공동선언, 10.4선언의 정신에 비추어 정세를 판단하고있지만 남측은 그러지 않다.

3.1절 메쎄지

  3월 1일에도 북과 남의 상반된 립장을 보여주는 일이 있었다. 북측이 3.1인민봉기 91돐을 맞으며 강조한 대목은 《통일》이였다.

  이날 《로동신문》 사설은 민족적독립을 지향한 인민봉기가 남긴 교훈에 대하여 말하면서 민족의 자주권을 유린하는 외세를 반대하고 《우리 민족끼리》의 기치밑에 조국통일운동을 힘있게 떠밀어나갈것을 주장하였다.

  한편 남측은 리명박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 《대북메쎄지》를 담았다. 대통령은 《진정한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는 먼저 한반도의 평화가 유지되여야 하며 민족자존의 의식을 가지고 남북간의 여러 현안을 진지한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 북측이 강조하는 《평화》문제를 언급하고 북측이 《민족자주》를 주장하는것을 념두에 둔듯 《민족자존》이라는 단어도 썼다.

  겉보기에는 북남쌍방의 주장이 비슷한것 같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차이점이 있다. 남측이 이야기하는것은 《조건》이 달린 화해, 협력이다.

  대통령은 연설에서 자기들이 내놓은 《그랜드 바겐》을 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랜드 바겐》이란 작년 클린톤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고 조미대화국면이 열리게 되자 서울에서 돌연히 나온 제안이다. 《북이 핵프로그램의 핵심부분을 페기하면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지원을 한다.》는것이 골자다. 결국 핵문제가 풀려야 전향적인 대북정책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랜드 바겐》은 북남관계개선에 대한 북의 견해와 립장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요구이며 따라서 실현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북측은 핵문제가 북남관계문제와 아무런 상관도 없다고 루차 천명해왔다. 실제로 6자회담이 중단되여있는 상황속에서도 민족대화가 가능하다는 메쎄지를 보내였다. 작년 하반기에 남측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중대조치들을 취하고 일련의 접촉과 대화들도 가졌다.

  그런데 남조선당국의 태도는 《매우 실망스러운것》이였다고 한다. 그 사이 공식, 비공식접촉들과 회담을 통해 북측과 이루어놓은 합의들과 약속들을 모조리 다 뒤집어엎은것으로 전해지고있다.

《기다리는 전략》

  지금 남조선당국자들은 북남관계와 관련한 《장미빛 미래》에 대하여 말하고있지만 누구나가 인정하는 객관적인 근거는 없고 막연한 인상만 선행되고있다.

  올해 들어서도 개성공업지구활성화와 금강산, 개성지구관광재개를 위한 북남실무접촉들이 진행되였지만 결실은 없고 오히려 결렬상태에 놓여있다.

  실태가 이러함에도 정책담당자들이 《남북관계의 진전》을 주장하는 기이한 현상의 바탕에는 《기다리는 전략》이 깔려있다. 통일부장관을 비롯한 대북관련당국자들은 북남관계에서 저들의 《원칙》을 지켜야 할테니 절대로 초조해하거나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선동하고있다.

  동족이 보낸 메쎄지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큰 나라의 움직임을 눈치채는데 익숙된 이들은 유관측의 외교가 무르익고 정세가 바뀌면 북과의 관계에서도 저들이 설 자리가 저절로 마련될것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이러한 《전략》에 립각한다면 실효성있는 정책을 당장 실시할 필요가 없다. 북남관계의 실질적인 개선은 뒤에 미루고 정세발전의 추이에 적절히 대응하는 모양새만 갖추면 된다.

《거품》의 붕괴

  그러나 《기다리는 전략》의 전제로 되여있는 락관론은 착각에 불과하다는 랭정한 분석도 있다. 오늘의 정세발전에서 남조선이 주류집단에 속해있다는 설명은 당국자들이 제멋대로 부풀린 거품이며 그것이 깨지면 후유증이 클수밖에 없다는것이다.

  핵문제가 주제인 외교에는 당연히 그 당사자들의 관점과 리해관계가 1차적으로 반영된다. 남측이 무슨 말을 해도 북측은 미국의 적대시정책을 핵문제발생의 근원으로 보고있고 미국과의 대화를 기본축으로 삼고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할것이다.

  《그랜드 바겐》과 같은 핵문제의 포괄적인 해결법도 원래는 당사자들이 내놓고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남조선당국은 재개된 다자회담에서의 주도적역할에 대하여 말하고있지만 대북관련의 실적은 하나도 없다. 결국 본격적인 다국간외교가 시작되면 외세의존의 후과가 드러나고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채 수동적지위에 놓일 공산이 크다.

  북남관계가 격페상태에 놓여있는 시점인데도 북측은 3.1절사설에도 있듯이 《통일》을 강조하고있다. 북측의 총공세전략에는 다국간외교의 주제와 민족문제의 주제를 동시에 풀어나갈 포괄적인 해결법이 상정되여있을수 있다.

  6.15공동선언, 10.4선언의 리행에서 공동보조를 취할수 있는것은 북과 남이다. 국제사회의 주목속에 민족의 주제를 부각시킨다면 북남은 정세의 전환국면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주도적역할을 할수 있다. 큰 나라의 의중을 살피는 탐색전을 벌리는 사이에 남측은 판단을 그르치고 다른 길을 가고있다.
(김지영기자 j-kim@korea-np.co.jp)
2010/03/10 11:43:00